경제(펌)

골드만 삭스 트레이더의 인생이야기

Freshup! 2023. 3. 27.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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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부터 뉴욕 월가에서 일하는 늅늅 트레이더다.

 

 

예전부터 인생썰 풀어달라는 친구들이 있었는데

 

부모님 때문에 난 내 친구한테도 잘 안푼 썰 푼다

 

 

 

우리 아빠는 마산출신의 가난한 공학도이신데 대학다니실때 데모도 하고

 

세상을 바꾸는 주역이 되고 남자라면 꿈을 크게 가져야 한다는 주의셨다.

 

 

학교 다 졸업하고 쩌는 대기업에 들어가셨는데 맨날 쳇바퀴 굴러가듯 가니까

 

들어간지 1년만에 때려치고 사업을 시작하셨다. 근데 문제는 땡전 한푼도 없이 시작하신거다.

 

우리 할아버지는 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돌아가셨고 보험금은 할머니가 다단계로 다 날려먹었다 다이나믹한 인생아니냐?

 

 

하지만 아빠가 패기로 학교 친구 선배 장모님 장인어른 할 것 없이 돈 빌려달라고 해서

 

2억 정도를 빌려서 기계도 사고 공장도 빌리고 사무실도 차려서 사업 시작했다.

 

 

견적 나오지? 좆망했다. 맨날 책상머리에 앉던 사람이 갑자기 비즈니스 한다고 잘 하게 되냐?

 

그 때 부터 집도 손바닥만한데로 이사가고 아빠는 어떻게 해서든 다시 일으키겠다고 사무실에서

 

한달에 20일은 먹고자면서 집에 오시지도 않았다.

 

 

 

나는 이 때 즈음 초딩이었는데, 평범하게 슈퍼닌텐도 가지고 동킹콩 하면서 놀고 그랬다.

 

다른애들은 조기 교육이다 뭐다 하면서 학원 보내고 영어 빡시게 시키고 이랬는 우리집은 돈도 없었고

 

어머니 입장에선 '마음껏 뛰놀 시기에 뭐하는 짓이냐' 이러면서 내 맘대로 하게 시켜줬다.

 

 

대신에 위인전을 엄청나게 사주셔서 성공담 같은거 많이 읽고 그랬는데 엄마가 항상 도전하는 삶이어야 된다고 해서

 

존나 어렸을때 부터 뇌리에 박혀있었다. 나름 성적도 존나 잘찍다가 초딩 4학년때 컴퓨터가 생긴 뒤로 게임에 제대로 빠져서

 

거의 성적이 바닥을 치게 되었다. 바람의 나라 3차 승급도 찍고 메이플도 고렙찍고 디아블로는 하드코어 99렙도 찍었다 좀 치냐?

 

 

 

중학교때 아빠 사업이 좀 펴지려고 할 무렵에도 빚에 시달리고있었다. 아빠는 현실에서 그냥 도망가고 회사에서 새 아이템 개발과 영업만

 

하고 있었고 집에서 엄마는 빚쟁이들 쫒아다니면서 무릎꿇고 조금만 미뤄달라 하고 우리 외할머니랑 같이 떡같은거 만들어가서 욕먹고 떡에 맞고

 

이러셨다고 한다. 직접 본적은 없지만 얼마나 서러우셨을지 상상도 안간다. 우리 외할아버지는 돈 안 갚는다고 부녀지간도 끊겠다고 선언했다.

 

 

우리 아빠가 자존심이 강해서 집에 들어오실때 마다 용돈은 후하게 줬는데 나는 그래서 집에서 존나 우리집이 잘 나가는 줄 알고 있었다.

 

아파트도 그냥 괜찮게사는데 살고 있었고 맨날 피시방 다니면서 디아 아샤섭 렐름다운이나 구경했다.

 

엄마는 가끔 매를 들고 게임 좀 줄이라고 했는데 나는 뭐 코웃음만 쳤다.

 

근데 엄마가 어느날 '어렸을 때 보던 위인전에 있는 사람처럼 되고싶지 않느냐. 공부 잘 할 필요 없다. 너가 잘 하는거 하고싶은거 하나만 생각해봐라'

 

이 때 부터 조금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게임이 너무 좋은거였다. 근데 마침 내가 어렸을때부터 게임 핵도 만들고

 

홈페이지 운영도 하고 하면서 컴퓨터를 남들보다 잘 한다는 걸 깨닫고 빌게이츠가 되어야지! 이러면서 자랑하고 다녔다.

 

 

중학교때 어머니 모임 이런거 가면 엄마들이 아들은 뭐 안시키냐 수학 영어 뭐 학원이 어떻고 과외가 어떻고 하는데 엄마는 항상 내 의사가 중요하다그러고

 

나보고 너가 목표가 무엇인데 학원이 필요할 것 같냐 물어봐서 나는 그냥 안 다닌다고 했다. 물론 놀고싶어서였겠지만

 

내가 컴퓨터 뜯어서 놀고 조립하고 이러니까 엄마는 버리는 컴퓨터도 많이 가져오시고 그랬다.

 

 

고등학교때 사업이 좀 펴질려고 하니까 전과자 출신으로 의심되는 아빠 선배가 통수를 쳤다. 회계 및 마케팅 담당한다 그래놓고

 

돈도 다 빼돌리고 기술도 팔아먹으려고 한 거다. 다행히 기술은 살았지만 타격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아빠는 멘붕당해서 다 자르고 거의 혼자서 일을 시작하는데 너무 스트레스 받고 몸도 힘들다 보니 술에 손을 대기 시작하고

 

나중에는 알코올 중독이 되었다. 알코올 중독이 뭔지 잘 모르는 게이는 쉽게 말해 평범한 소주 한잔만 먹어도 마약 중독 상태처럼 되는거라

 

보면 된다. 환각도 보이고 기억도 못하고 폭력적이게 변한다. 맨날 다 부수고 길가는 사람 때리고 토하고 오줌싸고 난리도 아니었다.

 

그 때 마다 엄마는 일일히 찾아가서 수습하고 그랬다.

 

나랑 내 동생은 왜 이따구로 살아야 하냐고 반항하고 그랬는데 엄마는 아빠가 큰일을 하느라 힘들어서 그렇다 그러고

 

나중에는 워낙 힘드니까 엄마도 회사 나가서 일을 돕기 시작했다.

 

 

나는 당연히 성적이 좋을 리가 없었다. 물론 엄청 바닥은 아니었는데 나름 정신차려서 해서 그냥 상위권정도였는데

 

그래도 아주 좋은 대학 가긴 힘든 상황이었다. 그치만 엄마는 여전히 걱정하지 말라고 꿈을 버리지 말고 너가 잘 하는 컴퓨터로

 

뭔가 이룰 수 있게 더 노력하라 그랬다. 그래서 그 때 부터 대회도 나가고 이것저것 준비도 했다.

 

 

엄마가 해준 가장 큰 교육 중 하나가 뭐든지 내가 결정하고 내가 책임지라고 한거다. 좋은 일이 있어도 너의 결정 덕분이라 그러고

 

나쁜일은 너의 책임이라 그러고 조언만 해주시고 내가 다 하라 그랬다.

 

 

그래서 입시 실패해서 욕심이 생겨서 재수할까 뭐할까 그러던 참에도 너가 결정하라 대신 엄마의 생각은 이러이러한게 있다 이러셨다.

 

결국 그냥 평범한 인서울 대학 컴공과를 입학하게 되는데 이미 컴공실력은 많이 쌓여있어서 좆밥이었던거다. 그래서 학점 그냥 잘 받으면서

 

천조국에 연수보내주는 국비 장학금 프로그램에 지원하게 되었고 그렇게 천조국을 가게 되었다.

 

 

천조국에서 SAT 공부를 시작하고, 천조국에서 내 인생 썰과 더불어 내가 그동안 만든 프로그램, 핵, 그리고 몇몇 알고리즘 아이디어를

 

대학 입시 에세이에 썼더니 학교에서 아주 흥미롭게 보더니 전화로 인터뷰를 했다. 천조국은 확실히 이런 괴짜를 좋아하나 보더라.

 

 

 

대학교를 합격하고 학비는 어찌어찌 장학금을 받았는데 생활비가 하나도 없어서 포기하려 했다. 근데 엄마의 헌신으로 회사가 살아나서

 

이제 어느정도 수익을 내는 거다. 덕분에 생활비 정도는 지원을 받았다.

 

 

 

나름 명문대라고 하는 데였지만, 의외로 한국 애들은 미래 선택도 못하고 아직도 부모님 밑에서 수동적으로 사는 애들도 많았다

 

졸업할 때 되니까 우왕좌왕하고 우울증 걸리거나 멘붕이 와서 한국으로 귀국하는 애들도 많았다. 안타깝게도 유학생들도

 

부모님 기대 따라서 의사, 공무원 이런거 준비하다가 멘붕와서 나쁜길로 빠지는 애들도 많다.

 

그치만 나는 워낙 이미 선택과 책임이란게 몸에 배어있어서 그런지 저절로 길이 보이더라.

 

 

그 때 무렵 아빠는 알코올 중독이 수년간 지속되서 몸이 망가질대로 망가졌다. 가장 문제는 정신적으로 망가진건데

 

피해의식과 조울증이 극으로 있었다. 전부 엄마때문에 자기 인생이 망가졌다 이러고 아들들도 다 아빠를 버렸다고 하고 있었다.

 

 

그 때도 엄마는 끊임없이 정신과 치료를 같이 받자고 해서 같이 받고 나도 도와드려서 지금은 나름 화목한 가족처럼 살고있다.

 

아빠도 지금은 회사 초기 썰 푸시는데 대단하다는 말 밖에 안 나오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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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첫 월급 받아서 엄마 화장품 보내드렸다. 물론 아버지 넥타이도 포함 쫌 멋있지?

 

얘들아 돈 얼굴 이런게 부모가 줄 수 있는 최고는 아니다

 

깨어있고 올바른 길로 가게 해주는 부모가 있으면 그게 부모빨이 아니고 뭐겠냐

 

 

그런 의미에서 나는 부모빨 잘 타고난 사람이 아니겠냐~

 

 

3줄 요약

1. 산업화 된 부모를 가진 것이야 말로

2. 가장 큰 부모빨이다.

3. 효도하자

 

 

p.s.

컴퓨터 언어는 혼자 책으로 배우다가 나중에 대회 준비할때 잠깐 학원 다녔다. 생각을 했다기보다 그냥 프로그램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궁금해서 뜯어봤던거 같다. 마치 시계나 장난감 뜯어보듯이. 컴싸 phd 따면 갈길은 많긴 한데 컴싸 phd는 수학에 가까워서 직접 뭔가를 만들고 이런거보다 이론에 빠삭해진다. 나는 뚝딱뚝딱 만드는게 좋아서 컴싸한거라서 박사까지 진학은 접었다.

 

 

 

2013년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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