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북악산 아래 마른 바람이 불어오네
굵은 나뭇가지를 찾아
밧줄을 걸고, 내 머리를 집어넣고
차갑게 식어가는 몸을 느끼며
자신의 존재를 잊어간다
저렴한 삶의 공식인 나는 나뭇가지에 쓸쓸하게 목을 건다
이 비참함,
나의 삶은 비참되어 능욕되고 버려지더라도
아무도 알지 못하겠지
나무 톱밥같은 나는 아무도 알지 못한다